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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목을 조르는 일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그걸 한 방에 누르는 문장이 있는데 그건 '받아들여. 어쩔 수 없어.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해'다. 이 말은 괴로울 때 들으면 더 괴롭고 평온할 때 들으면 더 평온해지는-마법 같은 말이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1의 첫 장면은 주인공인 프랭크 언더우드가 차에 치인 개의 목을-개 주인이 발견하기 전- 순식간에 졸라 죽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장면은 나 혼자만의 상상 속에서 비유로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면 내 속의 어떤 지랄맞은 생각이 떠오를 때 '그 생각의 숨통을 꽉 조르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그럴 때면 나의 (상상 속) 손에 졸리는 생각의 발작적인 꿈틀댐마저도 느껴지는 것 같다. 정치권 내의 잔인한 암투의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가 그런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유는 뭘.. 2017. 9. 27.
피아노가 내게 주는 의미 / 건반악기, magic piano, 드뷔시 (백업) 피아노를 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다. 따져보면 지난 한 달 중에 약 이틀을 쉬지 않고 피아노만 쳤는데, 나는 지난 수 년 간 전공이 아니면 배워보려는 고려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다. 학부 때도 유난히 미쳐있던 이론 수업 외에는 힘이 딸려 실기도 겨우 따라간 마당이었고 졸업 이후에는 여유가 많이 생겼어도 오히려 작가가 되겠다는 작심에 마음만 초조해져서 미술 관련이 아니면 아예 가능성을 닫아두려 했다. 그런데 간만에 활력을 주는 취미생활에 다른 것도 아니고 피아노가 껴들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1) 그게 하필 피아노일줄은 : 피아노의 매력과 악기 연주가 내게 주는 의미 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예를 들면 특별하고 어색한 이벤트(결혼식, 시상식, 전.. 2017. 1. 2.